벌써 작년. 12월 초.

연말연시, 뭔가 한해를 정리하고 앞으로 올 해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도 있고 해서(덤으로 1월말까지 사용해야 할 카드사 쿠폰도 있었다!)

'여행이나 한 번 가볼까?' 라는 결정을 내림과 동시에 비행기표 알아보고 제일 싼 일정을 선택함과 함께 순식간에 결제 완료!

일정이 다가오니 날씨도 관심이 가고.. 매일매일 기상청 사이트를 방문했으나 여행 기간 중에는 '비/흐림' 만 계속된다.

'내가 가는 여행이 다 그렇지 뭐.'

그래도 시간이 지나다보니 '흐림/흐림'으로 변경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되더라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여행가기 전날.

밍기적거리며 짐싸다보니 벌써 새벽 3시.

'2시간 자고 일어나야 되는데 어떡하나.. 잘 일어날 수 있을까?'는 걱정은 '잘 되겠지..'와 함께 취침.

알람을 듣고서도 5시가 살짝 넘긴 상태에서 일어난다.

씻고 집을 나선게 6시가 좀 넘어서였나?

마을버스를 타고, 3호선 지하철을 갈아탄 다음, 다시 9호선으로 이동, 7:20도 안되어 김포공항에 도착.

'아놔.. 8:30에 출발하는 비행긴데. 뭐하지? 할 일이 없다.'

일단 시간이 될 때 까지 발권하고 기다리는 수 밖에.


늦어도 20분 전 까지만 오면 되는데. 뭘 이리 일찍 온겨!


그래도 시간이 지나 비행기에 탑승. 그리고 이륙.


인천 공항이 있는 영종도도 지나고..


발전소 비스무리한 건물이 있는 보령과 안면도도 거쳐가고..


멀리 비행기 옆도 지나간 끝에..


마침내 제주도(비양도, 협재 근처) 상공을 날아 공항에 도착.


일단 아침을 먹어야겠기에, 친구가 알려준 동문시장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른 아침(까지는 아니지만)이라 그런지 버스에 사람이 별로 없다.


예전과 달리 요즘 시장들은 이렇게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듯 하다.


어쨌든 시장을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식당에 도착.

주인할머님께 '갈치조림이 맛나나요? 아님 고등어조림이 맛나나요?' 라고 여쭈었으나 돌아온 말씀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 먹는 거지 뭐~' 셨다.

둘 다 먹어보고 싶은데. 흑..


일단 나의 선택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갈치조림.


30분도 지나지 않아 밥 두 공기와 함께 사라진 갈치조림.


배를 두드리며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서 일단 오늘 숙소인 서귀포 KAL 호텔로 이동하기로 한다.


내가 탈 버스는 요녀석.

밤에 잠도 못자고.. 또 아침을 많이 먹기도 했으니 버스 타고 가면서 내내 졸다, 깨다를 반복. 경치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1시간 가까이 왔을까.. 시외버스는 호텔로 들어가지 않으므로 호텔과 가까운 비석거리에서 내려서 걸어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이렇게 하귤나무도 보고..


우리가 먹는 귤밭(과수원?)의 귤나무도 지나..


동백꽃도 보며..


숙소가 보이는 곳까지 왔다.

체크인이 2시부터인데 난 더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아직 정리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짐 좀 가볍게하고 나가봐야했기에 '청소가 안되어도 괜찮으니 짐만 풀고 나올게요.'라고 얘기했고, 그게 다행히도 먹혔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서


이따 머물 방에 가서 문을 열고


방에서 보이는 풍경을 담아본다.

'멋지다~~~' 하지만 지금 보고 난 뒤에는 밤에 보는게 다인게 함정.


여차저차 짐 풀고, 옷도 좀 갈아입고 숙소를 나와 택시를 타고 오늘의 출발지인 '쇠소깍'에 도착... 이라고 하기보단 쇠소깍 들어가기 훨씬 전인 효돈 입구에서 내렸다.


쇠소깍까지 걸어가며 본 효돈천. 자세히 보면 기름이 둥둥 떠있는데.. 사진 가운데 오른쪽을 보면 뭔가 기계 같은 게 버려져 있다. 얼른 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쇠소깍에서는 이렇게 카누를 탈 수 있게 되어있는데.. 그건 그렇고 물빛이 정말 예술이다. :)


민물이 이렇게 멀리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출발하기 전에 일단 스탬프부터..


이제 바다도 보이고..


할머니와 함께 온 아이도 있었다.


이제부터 제대로 된 올레길 6코스. 이미 시간은 2:30이 넘었고..

거리는 16km 정도, 시간은 4시간. 그리고 겨울.

'해가 떨어지고 1시간 이상 더 걸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는 수 밖에 없는 거다.


하효항은 열심히 공사 중이었다. 항구를 좀 더 확장하는 건가?


열대 느낌이 나는 키 큰 나무들도 쭉쭉..


갈대도 보이고..


다 같이 보면 이런 풍경이다.

차가 간간히 왔다, 갔다 하긴 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조용하고 한적한 길을 걷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


좀 더 멀리서 보면 이런 풍경도 볼 수 있다. 멀리 한라산도 보이고.. 왼쪽 위 나무들은 바람 때문에 누워있는 것이리라.


게우지코지와 생이돌에서 낚시하는 분들도 계셨고..


좀 더 걷다보면 이렇게 멋진 담쟁이넝쿨로 장식되어 있는 건물도 지나게 된다.


대부분이 평지로 구성되어 있으니 이렇게 제지기오름을 올라 보목포구와 섶섬과 같은 주변 풍광을 볼 수 있게도 해 놓았다.


이렇게 서귀포시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니..


서쪽하늘로 해가 뉘엇뉘엇 지기 시작한다.

이제 반 밖에 안왔는데.. 마음이 점점 급해져 간다.


6코스 중간에 숙소가 있는데 지나올 수 밖에 없다. 갈 길은 계속되므로.


여기는 소정방폭포. 학교다닐 때 배웠던 주상절리도 보인다.


이제 정말 어두워졌다.


정방폭포에 갈 시간도 없고, 또 가려면 돈을 내고 입장해야 되기도 하고.. 25년 전 쯤에 봤으니 이번엔 그냥 지나가기로 한다.

하지만 그 때 못봤던 정방폭포의 상류는 이렇게 내 맘대로 볼 수 있다. :)


이중섭 거리에 도착.

올레길 6코스는 이중섭거리에서 시내와 시장을 돌아보는 길과 바닷가로 가는 길.. 로 나눠져 있다.

난 바닷길을 선택했지만 어차피 밤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천지연폭포로 가며 본 초승달.


딱 1시간 정도.. 천천히 걸으면 1시간 반 정도 걸릴 것 같은 이런 '작가의 산책길'도 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헤드랜턴도 없는 상태이니 나머지 길들은 원래의 6코스와 같은 길로 갈 수가 없었다.

뭐 어때.. 그치만 스탬프는 받아야 했으므로 사람과 차가 거의 없는 길을 15분 가량 걸어..


결국 스탬프를 받아간다.


올레길 책자를 보고 콜택시를 불러 찜해놓은 식당을 찾아갔으나 일요일이라 영업을 안하는 상태.

기사아저씨께 다른 집을 여쭤봤더니 '제주하면 역시 뚝배기' 라며 근처 식당을 소개해 주셨다.


전복이 가득 들어있는 전복뚝배기와 오늘 마무리를 함께할 막걸리.


이렇게 저녁을 먹고 숙소까지 다시 택시로 이동.

올라가자마자 옷도 제대로 못갈아입고 바로 잠들었다 11시쯤 깨서 옷도 갈아입고, 씻기도 하고..

잠을 못자서 많이 피곤했나보다.

하지만 이렇게 깼더니 또 3시정도까지 말똥말똥.

내일은 어쩌려고!!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약간은 쓸쓸했던 길이었지만.. 일정은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니 그걸로 행복하기로 한다. :)

그리고 잠시 맑았던 날씨도..


아래 지도는 오늘 걸었던 길을 표시한 것이다.

걸린시간: 4:57

거리: 16.47km

상승: 502m

하강: 508m

Posted at 2013. 1. 6. 09:40
Posted in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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