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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리산 종주 - 첫날 - 2005.10.25

지리산 종주 - 첫날 -

벌써 3개의 시리즈 사진을 편집해 두고도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아..
이 상태로 계속 미루고 있다간 도저히 못올릴 것 같아서..
이렇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리산 종주기(?)를 간단하게나마 써보려 한다.('간단하게'다. 많은 걸 기대하지 말라! 플리즈~)

참여인원은 우리 '어리바리 산악회'(정상적인 성인 남성..의 산행시간에 도저히 못맞추는 산악회다. -_-;;) 회원들.. 이었으나 막판에 일 때문에 세 분씩이나 빠지는 바람에 사장님, 희규, 주섭, 나.. 이렇게 4명이 되었다.

출발하기로 한 주..의 주초부터 열심히 준비하기 시작한다. 1L짜리 물병도 사고, 비온다는 소식도 들리길래 판초도 하나 사주고.. 거기다 세라믹 코팅이 된 코펠까지 마구 질러 줬다. -_-;; 전날에는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장까지 봐주기도 했다. 정성이다 정성..

코스는 지리산 종주 최장코스인 화엄사 -> 대원사 코스~
무려 산행 47km 두둥~ 중간에 관음봉에 살짝쿵 들렀다 올것이므로 50km 정도 되겠지..

출발..은 10월 7일 금요일 밤..
용산역에서 구례구역까지 가는 1473호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3시가 넘어서였다(22:50에 출발, 3:22에 도착). 저녁도 못먹고(용산역 이마트에서 열심히 장보다보니 기차시간이 다되어버렸기 때문에) 출발해서인지 상당히 배가 고팠다. 마침 역전에 있던 음식점에서 재첩국으로 해결~ 담백하고 시원하니 괜찮았다.

밥먹고 화엄사까지 가기 위해 밴을 탔다.(이거 불법일꺼다. 아마도. -_-;;) 처음보는 아저씨(거의 우리 나이 또래쯤 되보였다. 앞으로 가끔 등장)와 같이 밴을 타고 화엄사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5시 15분전쯤? 배낭 둘러매고 '자.. 출발..'한 시각이 5시 5분전쯤? 대학교 2학년 때 올랐으니 이 길을 가본게 벌써 10년이나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세월이란게 참 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것도 그랬지만 이 화엄사 코스 막판이 지옥의 코스(코재)라는 사실도 같이 생각났다. -_-;; 7km에 4시간 산행, 거기다 해발 1000m 가량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산길이 되는 것이다.)
반쯤 오르니 출발할 때 어둑어둑했던게 벌써 밝아오기 시작한다.
쉬었다, 오르다.. 를 몇번이나 반복.. 왠 오르막이 이리도 심하냐.. 역시 예전 기억이 하나도 안틀려..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어라~ 이거 올라가면 끝인데!! 라는 길이 나타났다. 역시나.. 그 길을 오르니 지옥의 오르막은 끝나고 노고단 대피소까지 가는 평지길이 나타났다. 어찌나 반갑던지..(노고단까지는.. 구례구역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는데.. 이 버스를 타면 성삼재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가벼운 산책로 수준이다. 1시간 정도면 도착할 듯~)
어쨌든 우리 예상 시각과 비슷하게.. 오전 9시 반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다. 전날 비가 오후까지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날씨는 썩 좋질 않았다. 안개가 잔뜩낀 날씨..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후, 노고단쪽을 바라보며


어쨌든, 이날 산행은 화엄사에서 노고단을 거쳐, 관음봉에 잠시 들렀다 뱀사골 대피소에서 자는 것이었으므로(절대 빡빡하지 않은 일정) 노고단 정상 탐방을 신청해서 보게 되었다.(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다. http://www.knps.or.kr/chiri/main.htm 에서 신청할 수 있다.) 노고단의 훼손이 심하여 오랜기간동안 복원사업을 거쳐 하루에 서너번 정도만 일반인에게, 그것도 정해진 길로만 개방하게 된 것이 바로 이 노고단 정상 탐방인 것이다.


노고단 정상 탐방 탐방로 입구



노고단 정상에서 섬진강쪽을 바라보며


정상 탐방에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10분. 원래 예정으로는 1시간 30분이 걸린다 한다. 여튼 탐방을 마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노고단을 나선게 오후 1시쯤? 갈 길이 그리 멀지 않아서 그런지 아주 여유만만이다. -_-;;
무지막지 힘들게 올라온 길을 이제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다. 알지 모르겠지만 지리산은 능선과 봉을 따라.. 지루하게 가는 산행길.. 이라고 보면 된다..(고 해도 될라나? ^^)


왼쪽에 보이는 쌍봉낙타의 등처럼 생긴 봉우리중 오른쪽이 관음봉(일 것이다. ^^)
새로 나온 dpp의 landscape mode는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색감을 보여주었다.





지리산은 아직 단풍이 시작되지 않았으나.. 가끔 이렇게 단풍든 녀석들도 볼 수 있었다.

이럭저럭 임걸령도 지나고 노루목을 지나 반야봉에 올랐다. 주위의 봉들이 모두 1400m 대 봉들이지만 반야봉은 무려 1732m나 된다. 올라가기가 쉽지 않은 봉인 것이다. 반야봉에 오르면 주위의 멋진 풍광들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여기서 또 구름을 만난 덕분(!!)에 풍광은 무슨 개뿔.. 아무것도 못보고 단지 찍고(도장) 왔다는 것 밖에 남질 않았다.

이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뱀사골 대피소까지 가는 일만 남았을 뿐..
많이 남지 않은 산행이지만 그래도 걸음을 재촉하기로 한다.
그런데 여기에 또 난코스가 있을 줄이야.. 10년 전에 보지 못했던 무시무시한 내리막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240m에 무려 800계단.. 내려가면 무릎 다 나가고.. 올라가는 사람에겐 정말 지옥같은 계단이라 할 수 있겠다. -_-;;(나중에 계단을 다시 올라오게 되는게 두려워서 뱀사골 대피소에 전화, 이 길이 맞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여차저차해서 계단도 내려오고.. 화개재에 도착한게 5시 반 정도 됐던가? 뱀사골에 도착한 시각이 그 정도 됐던가..(화개재에서 뱀사골 대피소까지 내려오는 계단도 만만치 않다. 더구나 이 계단은 내일 산행을 하려면 반드시 다시 올라가줘야 한다. -_-;;) 그렇게 도착해서 저녁해먹고, 첫날 무사히 온 걸 자축하는 의미(뭘 이런 의미가 있겠어?)로 오리고기에 술 한잔 까지..(사실 오리고기는 냉동삼겹살을 팔지 않는 엄한 이마트때문에 삼겹살 대용으로 구입한 것이다. 용산역 이마트엔 냉동 삼겹살이 없으니 산에서 구워먹으실 분들은 미리 준비해 놓으시라. 거기서 장보면 되지.. 라고 생각하지 말고!) 산에, 거기다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 덕분인지 별이 무지 많이 보였다. 시골에서 태어나서 십수년동안 자랐지만 그렇게 많은 별들을 본 적이 없었다.
귀차니즘 때문에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게 천추의 한이 될뿐..

이제 대충 정리하고 내일의 겁나는 산행을 위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한다. 이때가 9시 조금 넘었을꺼다. tv도 없고, 자가발전하는 전기도 금새 끊기기 때문에.. 그리고 별로 할 일도 없다. 이렇게 문명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인으로 며칠 지내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다.

역시나 첫 날 사진들은 Gallery: 지리산 종주 - 첫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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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05. 10. 25.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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